2022년 2월 24일.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미사일을 공습했고 지상군 투입 등 동시다발적인 침공을 감행하여 전쟁을 발발시켰다. 그로인해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보이콧을 받을 만큼 현재 전세계의 비난과 따돌림을 자처하고 있다. 또한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은 물론 800만명이 훌쩍 넘는 난민들이 세계 이곳저곳으로 흩어지게 되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을 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생긴 수많은 난민들은 현재 어디에 살고 있는 것인가?
사람간의 싸움에서도 이유가 하나로 설명될 수 없듯이 국가와 국가간의 전쟁은 그들의 경제, 사회, 역사 그리고 주변국 들에 이르기까지 그 이유가 복합적일 수 밖에 없다. 옛 소련 체제 아래에서 소련에 달린 위성국가였던 동유럽의 헝가리 체코 등 주변국들이 1990년대 소련의 붕괴 후 독립을 하면서 우크라이나도 함께 독립해 나왔으나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러시아의 우호국이라 할만큼 사이가 좋았던 나라이다. 두 나라는 뿌리가 같은 나라이며 역사적으로 키예프 공국으로부터 분리되어 이루어진 나라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러시아의 수탈과 핍박이 있었고 대기근 등의 역사적 이유로 반러시아 감정은 더욱 높아졌으며 우크라이나 남부 지방의 크림반도 지방을 2014년 주민투표를 이유로 러시아가 강탈해 간 이후로 이들의 사이는 더욱 분열되었다. 동유럽 국가들이 나토(NATO : 북미와 유럽의 군사동맹관계, 나토는 한 회원국이 비회원국의 공격을 받으면 자동으로 개입하게 됨)에 가입했을 때에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관계로 인해 가입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나토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에 러시아로서는 배신감과 함께 위치상으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한다는 것은 자국의 안보를 위한 완충지역이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심기가 불편했던 것이다. 사실상 우크라이나는 현재도 나토에 가입되어 있지는 않아 미국이 무기는 지원하되 병력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을 이유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러시아의 전쟁발발을 위한 명분일 뿐 직접적인 이유가 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경제적인 문제가 있으며 이것이 보다 직접적인 이유에 가까울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3대 곡창지대로 땅이 비옥하고 농작물이 잘 자라는 곳으로 세계 29%의 밀을 생산해 냄으로서 빵이 주식인 유럽국가들을 먹여살리는 밀 최대 생산국가이다. 또한 지하자원 또한 풍부하여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수많은 송유관을 통해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해 왔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자주독립으로 인해 이 관들을 사용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게 통행료를 지급하게 되었으며, 최근 통행료 인상을 요구하는 우크라이나와 이들을 지지하는 미국으로 인해 러시아가 많이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예전에도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이 되지 않아 유럽 전체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지 못하여 추위에 꽁꽁 언 경험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도 이러한 이유로 예전부터 우크라이나를 통하지 않고 최대 수출국인 독일로 직접 연결하는 로드스트림 1을 설치하였고 이번에 로드스트림 2의 승인을 앞두고 있었으나 미국은 자기 나라에도 풍부한 천연자원을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에게 수출을 하고 싶었기에 자국 에너지 수출 산업에 타격을 주는 러시아의 새로운 송유관 설치는 상당히 막고 싶었을 것이다. 즉 이번 전쟁은 미국과 러시아 간 에너지 패권싸움이 이면에 들어있는 것이며, 이와 같은 복합적인 주요패권국들의 입김이 이번 전쟁을 더욱 부추기는데 영향을 미쳤다 할 수 있다. 이렇듯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종전이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은 단순히 이 전쟁이 두 나라만의 갈등으로 볼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 될 수록 수많은 난민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리켜 제2차 대전 이후 가장 많은 피난민이 발생한 전쟁이라고 발표했다. 유럽에만 800만명. 그리고 자국내 실향민 또한 650만명이나 되며, 난민신청을 한 사람들 중 아직 300만 이상 사람들은 제도권 보호 밖이거나 대기중이다. 전쟁으로 집과 삶의 터전 모두를 잃어버린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가장 많이 받아준 곳은 폴란드(150만)로 이외에도 독일 (100만), 체코(48만), 이탈리아(17만) 등 많은 주변국들이 이들을 흡수하거나 머물 곳을 제공하고 노동시장에 편입될 수 있도록 돕는 등 이들을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난민 중 86%가 어린이와 여성이기에 지금보다 더욱 세심한 보호가 필요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오늘 2023년 2월 20일, 미국대통령 바이든은 이례적으로 전용기와 철통보안과 함께 우크라이나 수도에 도착했다. 이것은 러시아에도 통보된 일이었으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제민스키(사진왼쪽)을 만나 부둥켜 안고 눈물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자리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군에 5억 달러(약 6485억원)의 군사무기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전세계에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함께 서 있다는 것을 나타냄으로서 러시아에 맞서 서방을 하나로 묶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전에도 미국대통령들이 전쟁발발지역에 직접 모습을 나타낸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그때는 모두 그곳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지만, 이경우는 다르기에 백악관도 역사적이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은 이날 오후 기차를 통해 폴란드를 향해 다시 돌아갔다.
1년 전 러시아의 침공이 있을 때만 해도 우크라이나는 2주안에 함락될 것이라는 예상을 할만큼 러시아의 자신감은 최고조였다. 하지만 서방의 천문학적인 지원과 자신의 옛 영토를 회복하고자 애쓰는 우크라이나 군의 선전으로 인해 이들은 아직도 밀리지 않고 고전중이다. 이것이 좋은 일인지 아니면 아닐지 전쟁의 정답은 없으나 그 피해는 고스란히 폐허가 된 국가와 나라와 집을 잃어버리고 떠도는 실향민들, 그리고 그 후손으로 이어질 것임이 분명하기에 하루 빨리 종전의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래본다.